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런 기업 캠페인을 만들고 싶다! <Shape the future, together>

[Review] 걸리는 대로 콘텐츠 리뷰

by 콘텐츠가든 2020. 5. 18. 22:02

본문

개인적으로 영상 기획은 생각하기가 반, 설득을 위한 레퍼런스 찾기가 반인 것 같다. 어떤 영상을 만들지 생각하는 것은 비교적 논리적 사고의 과정이 적용되고 항목으로 정리해 틀을 만들어두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레퍼런스 영상을 찾는 작업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운이 좋으면 내가 생각한 느낌을 잘 구현해 둔 영상을 만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경우는 드물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기도 한 것이 레퍼런스가 빨리 찾아지면 왠지 내 기획이 뻔해서인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마감이 코 앞일 때는 감사하다.)

기획 과정에서 레퍼런스를 찾으며 ‘아~ 이런 기업 캠페인을 만들고 싶어!’ 라는 마음이 들었던 영상들을 리뷰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해보기로 한다. 

 

기업의 철학과 비전을 담다, 샌드빅 코로망 사의 캠페인 영상 <Shape the future, together>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4&v=QeCq7tTK0uo

 

기업의 비전 혹은 철학을 보여주는 캠페인 영상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범주를 찾는 것이다. 기업의 비전이 사업 영역에 딱 붙어 있으면 근시안적으로 보이고, 지나치게 멀어지면 뜬구름 잡는 뻔한 이야기가 된다. 많은 경우, 기업의 비전은 두루뭉술 좋은 말로만 정리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심하게 말하면, 회사 이름만 바꿔 끼워도 그럭저럭 말이 될 때가 많다. (대표적인 예는 글로벌 넘버원 같은 거다.) 

 

스웨덴 기업 샌드빅 코로망트사는 금속 절삭 공구를 만드는 사업 영역을 '엔지니어링'으로 확장하고, 선언적인 해석을 브랜드 캠페인에 담았다. 이 기업 캠페인이 괜찮게 느껴지는 것은 사업 영역과 철학(혹은 비전)의 절묘한 범주 설정 때문인 것 같다. 밝은 미래, 하이-테크놀로지 등으로 퉁칠 수 있었던 비전을 좀더 뾰족하고 감각적으로 전달한 느낌이다.

금속 절삭 공구라는 회사의 비즈니스 영역보다 조금 더 큰 부분인 ‘엔지니어링’에 관해 이야기하고, 샌드빅사가 엔지니어링과 가지는 연결고리를 알듯 모를듯 제시한다. 기획과 문장노동을 함께 하는 나로서는 언제나 문자로 표현되는 내용에 관심이 많은데, 나래이션을 참 잘 썼다.

한 번 옮겨보면 이렇다.

Engineering, It can change the world. It goes beyond materials, tools and calculations. It’s about questioning what’s here, and imagining what’s not, It’s to fight for progress turning knowledge into value. And never settling for good enough. It brings expertise together, It challenges you to unknown path and makes unexpected turns to move forward and to keep going. It turns hours into milliseconds, blunt tools into sharp scalpels and complex processes into a synchronized clockwork. Engineering is to rethink, redesign and redefine. To understand what is around the corner. And to figure out what's possible to achieve. Together, we always push for progress. Together, we shape the future of manufacturing. 

 

엔지니어링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소재와 공구, 계산을 뛰어넘습니다.

엔지니어링은 무엇이 있는지 질문하고 무엇이 없는지 상상하는 과정입니다.

엔지니어링은 전진을 위해 싸우고 지식을 가치로 바꾸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문성을 한데 모아 알려지지 않은 길을 가고 예기치 않은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은 계속해서 전진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밀리초로 바꾸고 무딘 공구를 날카로운 공구로 바꾸고 복잡한 과정을 동기화된 프로세스로 바꾸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은 다시 생각하고 설계하고 정의하는 것입니다.

엔지니어링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언제나 진전을 위해 나아갑니다. 

우리는 함께, 미래 제조업의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이런 선언적인 내용이 힘이 있으려면, 역시 나래이션의 톤이 좋아야하는데 중후한 저음으로 힘있게 내용을 전달하는 나래이션이라 더 좋다.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서....) 

 

 

012345


영상 표현은 나래이션과 연동되는 장면들을 몽타쥬 방식으로 교차 편집하고 있는데, 화면에서 보이는 모양이나 움직임이 비슷한 장면들을 연결해 시각적 리듬감이 있다. 컷도 짧은 컷과 긴 컷, 클로즈업과 와이드컷이 리듬감있게 배치되어 지루한 느낌이 덜하다는 것도 참고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캠페인 영상은 기업 홍보영상 제안서에 레퍼런스로 자주 제시하곤 했는데, 안타깝게도 고객사 쪽에서는 좀 더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을 원했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거나, 채택되더라도 최종 단계에서 밀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뭐랄까, ‘우리 형편에서는 이 정도까지 거시적인 이야기를 할 여유가 없어.’ 정도의 느낌?

 

그렇지만 어떤 기업, 어떤 브랜드라도 '우리 영상을 이렇게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두 손 들어 대환영! 마음을 다해 신나게 만들어야지, 살포시 결심해본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