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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치를 고려한 비즈니스 스토리 유형 7가지

[기획노트]

by 콘텐츠가든 2024. 11. 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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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해 둘 것이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투자 유치를 해본 적이 없어요. 

실무에 바탕을 두어 창업한 작은 에이전시이고 딱히 확장에 대한 의지가 있지 않았던 터라 투자 유치를 시도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내돈내사(내 돈으로 내가 사업한다)'가 가장 마음 편한 스타일.... 이라기보다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게 솔직한 이야기겠네요.

 

그럼에도 이런 포스팅을 작성하는 이유는 꼭 투자 유치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어떤 기업이든 스스로를 간단명료하게 소개하기 위한 스토리가 필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용은 <내러티브 & 넘버스 (에드워스 다모다란, 한빛비즈, 2020)>라는 책에서 많이 참고해 가져왔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스스로를 넘버 크런처(number cruncher)로 소개합니다. 

숫자와 친한 사람, 그러니까 회계사, 통계학자, 증권분석가 등이 될 수도 있고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이과 적성인 사람이 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세상은 스토리텔러(storyteller)와 넘버 크런처로 나뉘지만 기업 가치 평가에 있어서 이 둘이 자연스럽게 합쳐져야 한다고 말하며, 저자가 진행했던 기업가치에 대한 스토리 구축 과정을 소개합니다. 

 

저는 타고난 문과 재질의 인간으로 아직도 이 책의 넘버 크런칭 부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잘 이해했습니다. 

기업에 대한 매력적이고 그럴듯한 스토리도 숫자로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그건 비즈니스 스토리가 아니라 그저 소설일 뿐이고, 아무리 정확한 수치를 제시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결국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기업의 스토리는 다층적입니다. 

비전이나 미션도 스토리이고,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설득 메시지 또한 스토리죠. 기업의 성장 과정도 스토리가 됩니다. 그렇다면 투자 유치 단계에서 필요한 스토리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7가지 전형적인 비즈니스 스토리 유형을 살펴보면 1) 시장 규모 및 점유율  2)포지셔닝  3)수익 창출 전략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러티브 & 넘버스>에서 제시하고 있는 7가지 스토리 유형을 한 번 살펴보죠. 

 

1. 골목대장 

시장점유율이 높고 브랜드 네임이 우수하며, 많은 자본에 접근할 수 있고 거침없다는 평판을 가진 회사 

 

기업에 있어 이보다 이상적인 스토리가 있을까 싶네요. 쉽게 말하자면 '내가 짱임' 스토리죠. 

대표적인 골목대장의 예를 들자면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 정도가 될 수 있을까요? 국내 대기업도 해당되겠네요. 이 경우 투자자들에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 없이 계속해서 매출과 이익을 늘려 나가겠다'가 될 것입니다. 

 

2. 언더독(underdog) 

시장점유율에서 1위에 한참 뒤지는 2위이지만, 1위 회사보다 제품이 더 우수하고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회사 

 

언더독은 원래 스포츠에서 이길 확률이 적은 팀, 선수를 의미하는 표현인데요. 설명을 읽고 있자니 미국 렌터카 회사 AVIS 광고가 떠오릅니다. 1962년에 최초로 No.2 광고를 선보인 AVIS의 슬로건은 'We are #2, We try harder(우리는 2등이라 더 열심히 한다)'였습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LG전자가 떠오르네요. 물론 LG전자는 언더독 전략을 취하지는 않지만요. 

책에서는 언더독의 투자 홍보는 '고객 만족을 위해 1위 회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이며, 1위에 비해서 친절하고 상냥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AVIS의 캠페인 슬로건은 명징하고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AVIS는 ~~를 할 수 없다 시리즈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는 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거든요. 약자를 응원하는 심리적 현상을 '언더독 효과'라고도 부르고, 상대적 약자가 열정을 통해 역경을 극복하는 스토리는 예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내러티브였죠. 다만 스스로를 약자로 포지셔닝하는 걸 불편하게 여긴다면 이런 스토리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유레카 순간 

정말로 우연히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니즈(needs)를 발견했으며, 이 니즈를 충족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하는 회사

책에서는 딱히 어떤 기업이나 예를 들어두지는 않았지만 배달의 민족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어요. 

 

"배달해주지 않는 맛집도 집에서 편하게 먹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물리적으로 가게를 확장하지 않으면서도 매출을 더 늘리고 싶다"는 사장님들의 욕구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방법인 거죠. 처음부터 배민이 이런 니즈를 발견해서 시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니 이건 결과를 두고 끼워 맞춘 제 해석일 수도 있기는 합니다.

 

배민 웹사이트 캡쳐

 

투자자들에게 홍보할 때는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써 성공적인 사업을 일굴 것이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4. 개선된 쥐덫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냈으며, 이것이 시장의 니즈에도 더 바람직하고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회사

 

개선된 쥐덫이라는 표현은 '더 나은 신제품'을 의미합니다. 이 내러티브를 잘 보여주는 기업은 어디일까 생각해보니 '다이슨(Dyson)'이 떠오르더라고요. 다이슨은 1993년 최초로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내놓았습니다. 창업자이자 발명가, 다이슨 최고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 기존의 진공청소기에 불편을 느껴 개발하게 된 스토리도 유명하죠. 

 

책에서 제시하는 이런 내러티브의 투자 유치 전략은 '기존 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을 것이다' 입니다. 

최초의 다이슨 청소기 모델은 DC01 출시 18개월 만에 영국 진공청소기 시장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이는 투자 홍보 내용과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좌: 아마존 판매실적 / 우: 미국시장 점유율 / 출처:Statista market share

 

물론 글로벌로 확장해서 보면 약간의 허점도 있기는 합니다. 국내에서는 2017년까지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삼성과 LG의 '노오력' 때문에 현재는 3위로 밀려난 상황이니까요. 최근 미국 브랜드 점유율을 보면 1, 2위와는 격차가 꽤 있는 3위이고 점유율은 12% 수준입니다. 글로벌 시장에 맞는 새로운 내러티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가 싶기도 하지만, 영국 1위와 미국 3위도 대단한 성적이긴 해요.

 

5. 파괴자 

제품이나 서비스를 근본부터 바꿈으로써 업종 전체의 운영 방식을 뒤집는 회사 

 

책에서는 파괴자의 예로 우버를 듭니다. 우버를 파괴자 내러티브의 예로 꼽을 수 있다면,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성공한 공유경제 기업들도 대부분 여기에 포함될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검색을 기반으로 세계를 점령한 구글도 포함될 것 같고, 우주 로켓을 '재활용'함으로써 우주발사체 시장에 '가성비'라는 단어를 사뿐하게 내리꽂은 스페이스엑스도 이런 속성을 가지고 있죠.

 

파괴자의 투자 홍보는 '현재 상태는 비효과적이고 비효율적이므로 파괴를 통해 사업 전체가 바뀌게 될 것이며 돈도 벌게 될 것이다' 입니다. 

사실 파괴자 내러티브 역시 많은 기업이 선망하는 스토리입니다. '판을 뒤엎어서' 새로운 시장의 질서를 만들고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다는 건, 어쩌면 모든 기업이 꿈꾸는 판타지가 아닐까요? 물론 이를 실현하는 기업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긴 하지만요. 

 

6. 저비용 회사 

원가절감 방법을 찾아냈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기꺼이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회사 

 

많은 회사가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을 증대하려고 하니까 저비용 회사라는 비즈니스 스토리는 비교적 흔합니다. 저비용 회사의 투자 홍보는 자연스럽게 '가격은 낮아졌지만, 판매량이 증가해 낮아진 이익률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다'가 되겠죠. 

 

하지만 이런 전략을 취하고 있는 기업은 워낙 많기 때문에 이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다른 임팩트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성공적으로 이런 스토리를 구축한 기업으로는 이케아와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들 수 있겠네요. 

 

이케아는 플랫팩(Flat pack, 납작한 패키지로 포장된 이케아의 조립형 가구)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전의 가구 가격과 비교해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이케아 매장을 갈 때마다 이게 낮은 가격인가 싶어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는 하지만요.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매출 추이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니, 판매량 증가로 낮아진 이익률을 만회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에는 충분할 것 같아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사례는 <스틱(칩 히스, 댄 히스, 웅진지식하우스, 2007)>에서 '단순한 메시지'의 훌륭한 예로 나옵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입니다. 비용 절감에 대한 끈질긴 집착을 이어온 결과로 단군 이래 흑자인 적이 없던 항공산업에서 47년 동안 흑자를 기록해 왔다는 놀라운 스토리를 낳았죠. 

 

2014년부터 적용된 비행기 디자인 / 출처: 나무위키

 

7. 선교사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 더 크고 숭고한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회사 

 

많은 기업들이, 특히 유럽이나 미국계 기업들이 비전과 미션을 통해 숭고한 소명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선교사 스토리를 들었을 때 제가 처음 떠올린 기업은 '파타고니아(Patagonia)'였어요. 

 

"목적은 지구, 사업은 수단"이라는 파타고니아의 모토는 이미 유명하고, 사업에 필수적인 재투자 비용을 제외한 모든 이익을 기후 위기 해결에 사용한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경우에는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고 투자 관련 홍보를 할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숫자도 이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2012년 5.4억 달러였던 매출이 10년 만인 2022년에 15억 달러로, 무려 3배나 증가했거든요. 물론 대형 의료기업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규모가 크진 않지만, 중요한 건 성장률이니까요. 

 

미국 여론조사업체 악시오스 해리스 폴이 해마다 진행하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 평판에서도 파타고니아의 성장은 빛납니다. 2021년 느닷없이 31계단이나 훌쩍 성장해서 1위를 차지한 이후, 2023년에도 굳건하게 1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2021년 1위를 차지한 파타고니아

 

2023 브랜드 평판 랭킹 / 왼쪽 가장 아래 파타고니아

 

이미지 출처: 비주얼 캐피탈리스트 

 

파타고니아 외의 다른 브랜드 랭킹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https://www.visualcapitalist.com/ranking-reputation-100-major-brands-us/

https://www.visualcapitalist.com/brand-reputations-ranking-the-best-and-worst-in-2023/

 

 


 

어떠세요? 우리 회사, 브랜드의 투자 유치 스토리에 대한 윤곽이 잡히시나요?

다시 한 번 짚어두자면, <내러티브 & 넘버스>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야기와 숫자가 매치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콘텐츠가든의 투자 유치 스토리에 관해 곰곰이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이야기도, 숫자도요.

 

함께 투자 유치를 위한 스토리빌딩을 하고 싶으시다면 콘텐츠가든에 연락주세요. 

메일 주소는 가드너 앳 콘텐츠가든 닷컴(gardener@contentsgarden.com)
문의는 👉 https://www.pluuug.com/form/0yVTYn1L3D 으로 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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