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영상을 만들게 된 이 과장. 어찌어찌 제작사와 미팅을 갖게 되었습니다.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 프로덕션(Production) -->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
응? 이건 다 아는 이야기라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죠.
기획 - 시나리오 - 촬영 준비 - 촬영 - 녹음 - 편집 디자인 음악과 음향효과
위에 이야기했던 세 단계를 더 나누면 이런 과정들을 거치게 됩니다.
기획,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통상적으로 기획과 시나리오 작업을 프리 프로덕션으로 구분합니다. 이 작업은 열흘에서 2주 정도 소요됩니다. 방향이나 사용 목적이 명확한 경우에 그렇고, 목적과 방향을 좀 더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한두 번의 컨셉 미팅을 더 갖다보면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겠죠. 이 과장이 부장님, 상무님께 혹은 대표님까지 보고 후 컨펌을 받는 시간도 필요할 겁니다.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난 후, 고객사와 회의를 하다보면 종종 시나리오 해독에 어려움을 겪는구나 하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영상을 다루는 스태프들에게는 익숙한 양식이지만,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담당자들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또, 영상은 이미지의 연속성과 움직임이 있지만 시나리오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시나리오로 설명을 아무리 한다 한들, 서로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세밀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참고할 만한 영상을 공유하는 것입니다만, 대개의 참고영상은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만든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작사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구요.
촬영은 꼼꼼한 준비가 팔할
시나리오에 제시된 이미지의 톤 앤 매너, 나래이션의 내용 등이 적절하다는 동의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으로 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가게 됩니다. 프로덕션은 한 마디로 '촬영' 입니다. 참 쉽죠?
그렇지만 실제로 촬영 진행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예산 배분이나 촬영 퀄리티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지만, 통상 기업 홍보영상은 2~3회차 정도의 촬영을 하게 됩니다. 가능한 일정을 확인하고, 그 날짜에 어떤 컷을 찍어야 할지, 어떻게 찍을 것인지는 물론 누가 찍을 것인지, 장비는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등 꼼꼼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연출 촬영을 하게 된다면 이 모든 준비에 스튜디오 섭외, 아트 디렉터 섭외와 스타일링을 위한 별도의 회의가 또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촬영 준비에만 적어도 3~4일, 꼼꼼하게 하려면 역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필요합니다.
화룡점정, 메시지 요소를 종합하는 후반 작업
무사히 촬영을 마치면,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돌입합니다. 촬영한 영상들 중 쓸만한 컷들을 고르고 고른 컷을 편집 환경에 맞게 컨버팅하는 작업이 시작되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의 시각적 흐름을 잡는 가편집 작업을 진행합니다.
음악을 선별하거나 때로 작곡하고, 녹음한 나래이션을 골라 믹싱하는 작업도 한쪽에서 이루어집니다. 영상에 필요한 그래픽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하는 데에도 빠르면 2주, 늦으면 3주 정도가 필요하죠.
그리고 시각적 리듬감, 인지 효과, 감정의 변화 등을 고려해 이 모든 요소들을 잘 버무려 배치하는 작업이 종합편집입니다. 최근에는 후반작업과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종합하고 조율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일편단심 신속하게 모든 프로세스가 진행되어도 5~6주는 걸리고, 일반적으로는 8주 정도가 걸리게 되죠. 이 일정은 나래이션이 있는 4분 전후의 홍보영상 제작 프로세스이니, 광고는 이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간소화된 바이럴 영상의 경우는 조금 덜 걸리겠네요.
"그럼 이제 제가 할 일은 없나요?"
이 과장은 계속 궁금합니다. 제작사에 전적으로 맡기고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이후로도 이 과장이 해야할 일이 있는지. 맡기고 기다려보자 생각하니 제작사가 만들어오는 방향이 만족스러울지 확신이 없고, 뭔가 본인이 더 하자고 생각하니 굳이 일을 맡긴 보람(?)이 없달까 싶은 생각이 드는거죠.무엇보다 발주처의 실무자로써 이 과장의 역할은 기획과 시나리오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부장님, 상무님, 대표님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제작사에 잘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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