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 이어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주최하는 <월드 시네마 위크>의 두 번째 트레일러를 기획, 제작했습니다.
처음 개최한 2016 <월드 시네마 위크>가 성공적이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저희 트레일러가 호평을 받았다는 감사한 소식을 전해주시며 다시 한 번 작업을 맡겨주셨어요.
지난 해의 호평 덕분에 참가국도 늘고, 영화수도 늘어난 상황이었습니다.
2016 9개국, 11편의 영화였다면, 2017년은 21개국, 23편의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었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스포츠> 영화들을 소개한다는 것이
올 해의 특별한 점이었습니다.
트레일러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도 만들지만,
<월드 시네마 위크>의 트레일러는 라인업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개막식 때 상영한다는 계획도 있었죠.
가장 큰 과제는 <23편의 영화를 어떻게 덜 지루하게 보여줄 것인가?> 였습니다.
영화를 한 편, 한 편, 소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기 때문에,
라인업을 보며 고민하다가 한 번에 여러 편의 영화를 소개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은 '올림픽 특집 방송같은 화면 구성은 어떨까?'하는 것이었죠.
스포츠 영화를 테마로 하는 영화제이니,
스포츠 방송 포맷을 활용해서 종목별로 영화를 분류해서 소개하면
효율적이기도 하고, 또 일반적인 트레일러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이라
신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이, 23편 중 7편이 축구 영화여서,
축구 영화들은 포메이션과 라인업 등에 사용되는 그래픽으로 구성했습니다.
복싱 영화 두 편도 함께, 구기 종목과 수상 경기 등을 함께 묶어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동계 스포츠를 다룬 영화들만 따로 모아서
동계 스포츠 섹션을 만들었죠.
전체적인 구성은
영화제에 대한 두근두근한 기대감을 만들고 싶어서,
음악은 박수, 타악기를 이용해서 박자감이 있고 둥둥거리는 것으로 골랐어요.
도입부에서 '우리가 스포츠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돌아볼 수 있게 제시하고,
스포츠 중계 화면 포맷을 이용해 영화들을 소개한 후,
말미에서는 스포츠 선수들의 명언(?)을 소개하면서
스포츠가 인생과 닮았다는 점을 어필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2018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만큼,
메시지도 이와 관련해서 들어가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명언의 수도 줄이고, 길이를 짧게 만드는 대신
말미에 평창 올림픽 관련 메시지를 넣었어요.
그랬더니, 줄인 화면으로 짧은 인트로가 하나 나왔네요.
개막식 시작 부분에, 사회자 등장에 활용하실 수 있도록 클립으로 만들어 드렸어요.
이~만큼 큰 화면. 수호랑과 반다비도 등판.
한복을 곱게 입은 아나운서분과 비정상회단의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사회를 보았습니다.
크리스티안에게는 대본이 너무 어려웠던가보아요. ^-^;;;;
재미있고 뿌듯한 작업이었습니다.
영상자료원 선생님들께서는 다 좋아해주셨고,
개막식에 초청해주셔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었거든요.
보통 홍보영상은 온라인으로 릴리즈되는 경향이 있고,
행사용 영상을 만들더라도 실제 행사에서 어떻게 상영되는지 볼 기회가 흔치 않아서
개막식이 더 기억에 남네요.
보고 나니, 또 내부적으로는 보완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이렇게 또 한 뼘,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재미있게 작업하고 싶어요.
2017.
client. 한국영상자료원(K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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